1. 서론

‘5％ 엘리트’교육에 대한 최근 교육부의 발표가 있었다. 2010년 까지 상위 1%에게는 기존 영재 교육을 확대 실시하고 4% 정도의 학생에게는 수월성 교육을 실시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수월성 교육 종합대책’이 사교육을 조장하거나 평준화를 허무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재의 소질과 잠재력을 키우고 공교육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소외계층의 위화감을 조장하거나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그것이다. ‘영재성 개념 및 판별’이라는 이 번 강좌를 통하여 영재의 개념 및 판별과정에 대한 논자의 생각을 피력해 보며 현 교육부가 추진하고자하는 ‘5% 수월성 교육의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영재 개념과 영재 판별에 관한 논의

가. 영재 개념에 대한 논의

영재(英材)의 의미는 ‘꽃을 피운 재능’이라는 한자적 의미를 살펴볼 때 유전적 요인 보다는 환경을 통해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용어라고 볼 수 있다. 영어로는 영재 지칭 용어가 ‘gifted’, ‘talented’로 사용되고 있으며 ‘gifted’학문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뜻하는데 반하여 ‘talented’는 예술, 체육 분야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그러면 우리의 현재 영재 교육의 방향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에서의 영재 교육은 대부분 수학‧과학 방면의 영역에서 국한하고 있다. 이는 미래 사회가 정보 과학 중심 사회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미래사회의 풍요로움은 물질적으로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정서적인 풍요로움이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의 영재 교육도 중‧장기적으로는 gifted와 함께 talented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영재성의 정의는 다양하게 내려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교육부의 정의, Renzulli의 세 고리 개념 정의, Tannenbaum의 정의 등 나라마다, 학자마다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논자는 특히 Renzulli의 영재성 정의에 대하여 논의를 해 보고자 한다. Renzulli의 정의에서 특이한 점은 평균이상의 능력 즉, 지능지수가 약 115이상이면 충분히 영재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영재가 유전적 요인 보다는 환경을 통해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보았을 때 공감이가는 부분이다. 또한 지능 검사에 대한 신뢰도 - 현행 지능 검사는 검사 전까지의 학생의 환경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즉, 축척된 경험, 독서의 량 등 -에 대한 의문이 Renzulli 정의가 신뢰감이 간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교육부의 수월성 교육 방안이 소외계층의 위화감을 조장하거나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영재성의 개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소외 계층에서의 상대적 교육기회 박탈감을 최소화하고 우수한 자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폭넓은 관심과 연구가 선행되기를 제안한다.

나. 영재 판별에 대한 논의

영재 판별을 위한 창의적 문제해결력이 높은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산출물을 통하여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현재 전국 대다수의 영재교육기관에서의 선발 방법은 영재교육을 위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의 과열을 부추키고 있다. 2005년 1월 10일 조선일보의 기사 일부를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대학부설 영재센터 및 지역 영재교육원에서 선발하는 학년 대상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영재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미리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등부문의 경우 대부분 초등단계에서 영재교육기관 수료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영재교육기관에 입학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전국 규모의 수학, 과학 분야 경시대회 수상학생들이라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수상기록은 학교장 추천서나 영재교육기관의 서류심사 단계에서 결정적인 사항으로 작용한다.’기사 내용대로라면 영재교육을 위해 사설학원에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 사실에서 논자는 영재의 자질 검증에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Renzulli의 세 고리 정의에서 비 지적 요인인 ‘과제에 대한 집착력’은 현행 단계에서 어떻게 측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또한 ‘좋은 가정환경에서의 영재교육을 위해 준비된 아이’와 ‘좋지 못한 환경에서 준비되지 못한 아이’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심각한 것이다. 따라서 영재 판별을 위한 보다 다면화된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며 영재 교육이 자칫 부의 세습으로 이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3. 결론 및 제언

영재의 개념과 정의, 그리고 영재의 판별이라는 강좌를 통해 기존의 어렴풋했던 영재에 대한 개념이 나름대로 정립되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교육부의 수월성교육에 대한 종합대책이 발표가 된 이 시점에까지 우리나라의 영재 교육에 대한 방향과 정의를 막연하게 진술해 둔 점은 다소 아쉽기도 한 부분이었다. 이번 강좌를 통하여 느낀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첫째, 영재교육의 학문적 영역을 중‧장기적으로는 gifted와 함께 talented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삶의 질은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풍요로움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부의 수월성 교육 방안에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gifted의 확대, 나아가 talented로까지의 확대 시행을 건의해 본다.

둘째, 교육부의 수월성 교육 방안이 소외계층의 위화감을 조장하거나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있다. 따라서 영재성의 개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소외 계층에서의 상대적 교육기회 박탈감을 최소화하고 우수한 자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폭넓은 관심과 연구가 선행되기를 제안한다.

셋째, 영재의 판별과정에서 비지적인 요인 즉, ‘과제에 대한 집착력’에 대한 적성 검사를 실시하되 이를 지적 요인과 대비하여 판별 비율을 얼마로 해야 적합할 것인지 또는 적성검사의 신뢰 수준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어 영재 판별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